미실
미실이 여왕 선언을 한 이후부터 가장 아쉬운 것은 그녀의 미소를 더 이상 볼 수가 없다는 것이다.

미실 새주는 단지 외모의 아름다움뿐만이 아니라 그 속의 지략과 강인함을 화사하고 잔잔한 미소로만 보여준다. 어떨때는 상냥하고 어떨때는 잔혹하고 어떨때는 장난스럽고 어떨때는 화려함을 미소 하나에 담아 모두를 매혹시키고 만다. 어쩌면 여성성을 저렇게 극적으로 활용하며 또한 그것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데 주저함이 없을까 싶을 정도로. 미실은 진정 아름답고 두려운 지배자이다.

미실에게서 노화가 보이지 않는 것은 그래서 일 것이다. 미실의 시대. 시대마저도 미실의 아래에 있는데 세월이 감히 그 흔적을 남길 수 있을까. 그녀는 손에 잡을 수 없는 상상속의 천녀 같은, 현실에 도저히 있을 것 같지 않는 마성을 지녔기에 항상 젊고 아름다운 것 같다. 미실이 진정으로 패배를 인정하는 날, 그때가 나이를 먹어가기 시작하지 않을까 싶다. 모든 것을 잃고 거울을 들여다 보는 미실, 검고 윤기나던 머리카락에 하얗게 센 머리가 눈에 띄는 장면, 왠지 눈에 선하지 않나.

그만큼 미실은 현세에 존재 하지 않는 상상속의 인물같아서 그녀의 미소는 현실을 초월하는 절대자의 모습 같아보였다. 무슨일이 있어도 여유롭고 담담하고 한가로운 듯 나른한 미소. 아아...소화와 아가 덕만을 내보낸 군사를 베어내고 짓던 미소, 어린 천명에게 너때문이라 말하며 짓던 미소, 춘추에게 내가 다 죽였다라며 짓던 그 미소! 으윽....그거 진짜 숑 가게 마성적이었느데. 그게 사라진 지금 미실은 이젠 천녀 미실이 아니라 인간 미실 같아보이기도 한다.

초조해하며 군사를 이용해 귀족을 압박하는 무리한 행보도 그렇고. 미실이 귀족은 미실이 제 2인자이기때문에 따르는 거라고 했을만큼 미실 제 1인자 행보는 그만큼 무리한 일이다. 그렇기에 어차피 지지를 얻을 수 없다면 차라리 공포로 억눌러 철저히 아래에 도는 편이 낫긴 한데 아무래도 이것 저것 삐걱이는 부분이 많다보니까 제대로 돌아가는 일이 없다. 정말 한 10년만 젊었으면 천천히 공을 들여 명분을 세워서 반발 없이 여왕이 될 수도 있었을 텐데 좀 아쉽기도 하고. 그냥 최후의 결전이라고 모든걸 거는건 알겠는데 그래도 너무 허접하게 일이 돌아가는 것 같아서 너무 아쉽단 말이다 ㅠㅠ

덕만은 말이 백성을 위해서지 사실 걸어온 길 보면 미실이 했던 일을 고대로 따라하지 않았다. 유언/예언을 조작하고 날씨를 이용하고 군사/백성에게 혹독한 벌을 내리고. 문노가 걱정했던 부분은 이런게 아닌가 싶긴 한데. 덕만이 천명의 죽음으로 인해 복수심을 품고 미실에게 대항할 마음을 품었다는 설정은 좋다. 그렇다면 차라리 끝까지 그렇게 나가면 좋은데 어설프게 백성을 끌어다 입 바른 소릴 하니 별로 설득력이 없다. 덕만이 백성과 좀 더 접점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런 면은 세종 대왕에서는 잘 나와서 선덕 여왕에서도 잘 표현할 수 없었나 아쉬움이 든다. 뭐 결론은 그냥 그러니까 닥치고 미실 ㅎㅎ

몇 화 안남았으니 너무 아쉽다. 근간에 가장 재밌게 봤던 사극인데. 미실의 최후가 어떻게 나올지 너무 궁금하다. 어설프게 과거의 후회 뭐 이런건 좀 안나왔으면 하는 작은 바람. 미실은 미실답게 막을 내렸으면 좋겠다.
by 사과주스 | 2009/11/05 16:35 | ◎ 사극상열지사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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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꿈꾸는자 at 2009/11/05 22:40
옙. 닥치고 미실인겁니다ㅋㅋㅋㅋ 처음에는 그저 차가운 여장부 혹은 정말 여신인가? 하는 느낌이였지만 덕만과 춘추로 인해 인간적으로 되어서 왠지 좋지만 이제는 끝이라는 것이 너무 아쉽습니다. 설원x미실을 더이상 못보다니..꺼이꺼이.

아, 이건 딴소리이지만 혹시 번역하고계시는 Bad place란 소설을 퍼가겠다고 했던 사람이 있었고,번역본을 퍼가시는걸 허락하셨었나요?
어떤 분께서 네이버 거북이 카페에 올리셨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 님께서 허락없이 퍼오신 것 같아서요. 만약 그 회원분께서 허락없이 퍼간것이라면 그 글을 당장 삭제조치 하겠습니다.
Commented by 꿈꾸는자 at 2009/11/06 20:43
Bad place를 퍼서 글 올리신 분께서 자삭하셨습니다.
Commented by 사과주스 at 2009/11/08 19:44
요즘 미실 얼굴이 필 날이 없어요. 저는 화사하게 미동도 없이 알듯 말듯한 미소를 짓고 앉아있는 미실이 좋은데 말입니다. 정말 찬란하게 아름답죠. 게다가 정말 설원미실은 ㅠㅠㅠㅠㅠㅠㅠ 이심전심이 딱 저짝이겠지 싶어서 너무 아쉽단말입니다. 개인적으로 미실은 그렇게 가도 설원은 남아서 꼭 미실의 복수를 해주었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ㅎㅎ

아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허가하지 않았고 자삭했다니 그나마 조금 마음이 풀리네요. 사실 굉장히 당혹스럽게 덧글을 남기셔서 허가를 하지 않았던 거거든요. 조금만 매너를 생각하고 덧글을 다셨다면 기꺼이 허락했을텐데 어째 좀 뒷맛이 찜찜하니 그렇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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